<김태흥칼럼> 서열중독과 뇌과학

김태흥 승인 2023.12.19 18:48 의견 0
감정노동연구소 소장

직장에서 말도 안되는 일을 강요 받거나 아랫사람을 무시하고 하찮은 물건 취급을 하는 상사, 자기 주장만 하며 남의 말에 귀를 막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의 병이 깊어 지기도 한다. 그것이 개인간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조직과 직장 전체가 병들고 심지어 기업이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 갈등의 중심에 꼰대문화가 있다는 내용을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바 있다.그런 꼰대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대화는 줄어 들고 갈등은 커진다. 그런데 그 원인은 도대체 어디에서 올까? 그 원인들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마도 나이갈등/존댓말/서열중독/확증편향 이런 것들일 수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서열 중독에의한 놔과학에 대해서 알아본다.

직장이나 조직에서 권력을 가지면 서열의 우위에 서게 되는데 이런상태가 오래 되면 서열중독이 일어난다. 아랫사람을 통제하고간섭하는 것을 본인의 일로 착각한다. 그것은 동물의 세계에서 본능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현대의 리더십은 그 반대를 이야기하고 있다. 아랫사람에게 자율성을 주고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신명나는 일자리를 만들고 오히려 아랫사람의 충성을 불러일으킨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교육 프로그램이 차고 넘치는데도아랫사람을 힘으로 통제하고 간섭하는 꼰대는 계속 양산된다. 그 이유를 알아야 교육 프로그램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그 이유는서열의 우위에 서면 뇌 속의 호르몬이 바뀌기 때문이다. 남을 지배하고 통제하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쾌락의 호르몬이다.마약 중독도 도박 중독도 심지어 섹스 중독도 도파민 때문에 일어난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는 도파민을 획득하기 위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이 뇌과학자들의 이야기다. 도파민에 중독되면 냉혹한 인간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을 공감하지 못하는 후천적인 소시오패스로 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꼰대 중에서도 잔혹한 리더로 바뀌는 것이다. 아랫사람에게 상처 주는이야기를 일상처럼 하고도 그것이 왜 상처가 되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아랫사람을 철저히 도구로만 이용하고 독선과 아집으로팀워크를 망친다. 그래서 그 조직은 유능한 사람은 모두 떠나고 예스맨만 남아서 서서히 조직이 붕괴된다.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士爲知己者死)라는 말이 있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말이고 삼국지에도 언급되는 말이고 참 인용이 많이 되는 문구이다. 사마천의 사기, 자객열전에서 나오는 말인데 예양이란 사람이 자신을 인정해주는 군주의복수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과거나 지금이나 용맹무쌍한 장수나 평범한 직장인이나 인정받는데 목말라하고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서열의 우위에 있는 리더는 그렇게 호락호락 아랫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심하고 통제하고 간섭하는 리더가 훨씬 많다. 바로 서열중독이 된 것이다.그래서 역설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인정해 주는 군주를 애타게 찾는지도 모른다. 조직에서 회사에서 많은 리더들이 서열중독이 되어 꼰대가 되어있는지 아니면 그 서열을 역이용해 부하들을 인정해 주고 자율성을 주면서 진정으로 부하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자발적인 충성을 이끌어 내고 있는지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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