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흥칼럼> 확증편향

김태흥 승인 2023.12.19 19:02 의견 0

감정노동연구소 소장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건 이렇게 될거야”

꼰대들이 하는 전형적인 멘트이다. 자신의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하던 대로 그저 익숙한 것이 좋은 것이고 새로운 시도를 귀찮아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치 기준이 되어 버린다. 전형적인 확증 편향이다.

여러 갈등의 중심에 꼰대문화가 있고 그것을 뇌과학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바 있다.그런 여러 가지 원인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아마도 나이갈등/존댓말/서열중독/확증편향 이런 것들일 수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확증편향에 대해 알아본다.

이 확증 편향은 나이에 상관없이 일어난다. 특히 다양한 관점의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한쪽 편에 편향된 정보에만 노출되면 아주 쉽게 젊은 꼰대가 된다. 유투브 같은 인터넷 알고리즘이 이런 꼰대를 양산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빅데이터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할 법한 정보만 보여주고 반대 관점의 정보는 거의 보여주질 않는다. 보수적인 동영상을 보는 사람에게는 진보성향의 동영상이 추천되지 않고 진보 쪽의 사람에게는 역시 보수 쪽의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자신만이 옳다는 확증 편향에 빠지고 극단적인 진영논리가 확대되는 것이다. 우연히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 하다는 동영상이 있길래 본적이 있는데 그 뒤에 계속 그런 동영상이 추천되어 보게 되었는데 과학적 지식이 깊지 않은 사람은 지구는 평평 하다는 확증 편향에 쉽게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 같았다. 실제로 지구가 평평 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상당한 숫자가 있고 조직을 만들어서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 사람 들에게 아무리 과학적인 증거를 들이 대도 귀를 막아 버리고 자신의 경험과 논리만을 이야기한다. 전형적인 꼰대 현상이다. 그래서 종교에서도 정치에서도 회사에서도 확증 편향에 바진 꼰대가 증가한다.

회사에서 조직에서 아랫사람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적인 대안은 확증 편향에 빠진 꼰대들에 의해서 사라진다. 팬택을 기억 하시는가? 한때는 삼성과 애플과 경쟁할 정도의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던 팬택도 바로 이 꼰대 문화에 반발해서 창업된 회사이다. 창업자 박병엽 회장은 맥슨이라는 무선전화기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여러가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담당 상무가 “너는 맨날 쓸데 없는 생각만 하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잘해!”라는 핀잔만 돌아 왔다고 한다. 그때 그 회사에 냈던 아이디어가 전국에서 통용되는 삐삐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80년대에는 삐삐 무선 호출기는 서울은 서울 지역만 부산은 부산 지역만 광주는 광주지역만 되는 그런 지역에서만 되는 삐삐 였었고 서울의 무선호출기를 부산에 가져가면 무용지물이 되는 그런 시대 였었다. 그것을 기계와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량을 해서 기계 하나로 전국으로 통용되는 삐삐를 만들자. 그러면 이 무선전화기에서 우리 회사가 한 단계 더 뛰어 오를 수 있다 라고 위에 건의를 했지만 “야 너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해!“ 그래서 이 사람이 회사를 뛰쳐나와 집을 저당 잡혀서 회사를 하나 창립을 하게 된다. 그것이 바로 지금은 없어진 팬택이다. 박병엽 회장의 전설적인 스토리 이다. 아마 넥슨이 그런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았다면 그런 꼰대 정신에 빠지지 않았다면 지금쯤 굉장히 큰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돼 있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펜택이란 회사도 혁신을 잃어 버리고 또다른 확증편향에 빠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사라져 버린다.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팬택도 또 다른 확증 편향에 빠졌는지도 모른다.

사람뿐 아니라 조직과 국가도 확증 편향에 빠진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그렇다. 산업사회에서는 세계를 제패하던 일본이 4차 산업 혁명 인공지능과 인터넷의 시대에는 맥을 못 추고 있다. 바로 세계 최고였던 과거의 경험이라는 확증 편향에 빠진 것이다. 일본은 새로운 것을 적극적으로 받아 드리질 못한다. 많은 국가 들이 이메일로 업무를 보고 전자 결재를 하고 인터넷으로 업무를 할 때 일본은 아직도 서류에 직접 도장을 찍어야 하는 결재 문화, 팩스로 대변되는 서류 문화이고 믿을 수 없게도 아직도 플로피디스크를 쓰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전자정부 같은 것은 먼 나라 이야기 일 뿐이다. 그래서 코로나 같은 비상 시기에 확진자 통계도 팩스로 업무처리를 하다가 엉망이 되고, 도장 결재 때문에 재택근무가 어려워지고, 아베의 마스크를 배포하는데 몇 달씩 걸리는 일이 발생하고 코로나 백신 예방 주사도 통제가 안되 접종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국가 자체가 확증편향에 빠진 꼰대 국가가 되 버린 것이다. 그런데 무서운 것은 앞으로 벌어질 4차 산업 혁명 인공지능 시대에는 산업혁명 이후 지난 200년간의 변화 보다도 더 큰 변화가 5년 10년 이내에 벌어 진다는 사실이다. 그야 말로 꼰대가 대량 양산되는 절대 절명의 시대이다. 이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내려 놓고 새로운 지식과 반대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자만이 생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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