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흥칼럼>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는 확증편향의 꼰대문화

김태흥 승인 2024.01.16 21:09 의견 0
감정노동연구소 소장

꼰대문화를 뇌과학과 진화심리학으로 설명하는 내용을 지난 칼럼에서 소개한바 있다. 또한 꼰대 문화 나이갈등/존댓말/서열중독/확증편향 등의 구체적인 근본 원인과 세계적인 기업 인텔이 어떻게 꼰대 문화에 빠졌으며 그것 때문에 어떻게 위기에 봉착 했는지 알아 보았다.

아무리 혁신적이고 잘나가던 인텔도 확증 편향에 빠질 때 꼰대 기업이 되고 흔들리게 된다. 그러나 모든 제국이 그랬던 것처럼 제국의 균열은 내부에서부터 온다.

LG전자의 스마트폰 폭망사는 이렇게 알려져만 왔다. 스티븐 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하고 스마트폰이 세상에 선보일 때 LG는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스마트폰에 대한 컨설팅을 거액을 주고 의뢰 했다.

맥캔지의 결론은 이랬다 “스마트폰은 찻잔속의 태풍이 될 것이니 LG는 기존의 피쳐폰에 집중하라” 이 컨설팅 때문에 LG의 스마트폰 사업은 폭망 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LG전자 내부의 꼰대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건 이렇게 될 꺼야” 라고 이미 위에서 결론을 내려 버리는 꼰대 문화는 LG전자의 최고 경영진 층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우선 2011년 4월 12일 한 CTO 선임 연구원이 퇴직하면서 구본준 CEO에게 보냈다는 -그리고 인터넷에 공개되어 유명해진 - 이메일부터 보자.

“저는 CTO소속의 선임연구원입니다. 구본준 ceo님께서는 다른 분의 의견을 경청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LG전자가 혁신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혁신을 하겠다고 주장만 하는 회사처럼 보인다"

"아이디어가 구현될지도 확실치 않은데 프로젝트 초기부터 수익률을 계산하는 것은 뭔가 맞지 않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또 지나친 '보안 강조로 혁신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아이디어를 얻는 데 인터넷 만큼 좋은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보안이라는 이유로 접근이 막힌 사이트들이 의외로 많다” "KT의 서비스를 알아보기 위해 접근하려 하나 막혀 있었다. 어떤 이유로 막았는 지 연구원에게 공지도 안 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직문화에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LG전자에서 자유로운 토론 문화가 없다는 것이고 최고 경영진이나 연구소장이 말하면 그대로 의사 결정이 난다”고 비판했다. 그는 “경쟁사인 삼성이 어떻게 한다더라 하면 비판적인 토론 없이 의사결정이 많이 난다"며 ”최고경영진에서 말이 나오는 경우나 경쟁사가 그렇게 하더라도 의사 결정 시에 관현자들이 필요하면 이를 반박할 수 있 문화가 되어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까라면 까라는 분위기“ ”숨막혀 일 않고 위만 쳐다보는 조직" "회사에서 연구원들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대해주지 않는데 주인의식이 생길 리 만무하다" 며 "서초 R&D캠퍼스에서 본부와 연구소를 불문하고 지각을 체크해 각 조직별로 통계를 매일 보고하겠 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회사가 연구원들을 주인으로 대하지 않는데 주인의식이 생길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 글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퍼져나가 이미 유명한 글이 되었다. 댓글에는 응원 글 뿐 아니라 LG전 자에 다녔던 사람들까지 댓글이 달려 있다. 성지가 된 것이다.

LG전자에서 근무 했었다는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까라면 까는 거지 무슨 말이 그렇게 많냐 식의 반응에 견디다 못해 뛰쳐나왔다"며 "경직된 분위기에 혁신은 무슨 당장 먹고 사는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밝혔다.LG전자에서 10여년을 근무하고 퇴사했다는 한 네티즌은 "LG의 조직문화 및 각종 혁신이란 것 들이 상위 부서에 잘 보이기 위한 보고 위주에 편중되고 있으며 일하는 조직이 아닌 무사안일주의의 회사가 되고 있어 너무 답답하다”고 댓 글을 달았다.

LG스마트폰의 폭망은 매캔지의 잘못된 컨설팅 뿐만이 아니라 서열중독,확증편향 같은 꼰대문화의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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