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도예가

토흔의 창시자 이종능

김준용 기자 승인 2024.07.09 11:31 | 최종 수정 2024.07.09 11:56 의견 0


“흙과 불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흙과 불은 설렘이자, 열정이고 그리고 꿈입니다.”
세계 도자사에서 “토흔”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한 이종능 작가의 철학이다.

그동안 뉴욕, 워싱턴, 런던, 도쿄, 오사카, 두바이, 아부다비, 러시아 등 세계 각국에서 도예전을 개최하여, 각국 최고의 큐레이터와 예술가 그리고 유력 방송, 언론 매체를 통해 그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와 한국의 미(美)를 전 세계에 알려왔었다.

특히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 자연사 박물관의 폴 테일러 박사가 극찬을 아끼지 않은 그의 “토흔” 작품은 현대인의 가슴을 어루만져주고 꿈과 설렘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예전에 평론가 한 분은 작가만의 독특한 물방울 유약의 결정체를 보고 질감 자체가 김창열 선생의 물방울, 김환기 선생의 우주, 박서보 화백의 단색화와 일맥상통하는 느낌과 유사성이 있다고 평했었다.
이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장르는 달라도 큰 동심원 안에서 같이 움직이고 공유하는 감성적 느낌의 교집합이 있다는 것이다.

‘어떤 계파나 장르에도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창작 욕구를 자유분방하게 표현하는 도예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는
우리 도자기 문화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무렵인 90년부터 93년까지 미술 대학원 진학 대신 3년 동안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몽골, 실크로드, 러시아, 캄차카반도의 무수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찾으면서 흙과 불과 인생의 철학적 베이스를 만들었다.

그 여정에서 이종능 작가는 도예가로서 뜻밖의 참변을 만나 도예 인생을 포기할 뻔한 순간을 맞은 적도 있었다.
일본에서 가마에 땔 장작을 준비하던 중 뜻밖의 사고로 도예가에게 생명이나 다름없는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한 마디를 잃게 된 것이다. 그러나 작가는 더 부단한 열정과 더 뜨거운 노력으로 손가락 절단의 운명을 극복하고 마침내 자신만의 도예 세계를 열었다.
그는 문드러진 손가락을 잘라버린 늙은 의사를 용서해 주었다.
태어날 자신의 새 생명이 자신의 아픔과 남의 실수까지도 감싸 안아줄 수 있는 따스한 소우주이길 바라서였다고 회고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의 명차 산지인 운남성(시수안반나, 멍하이), 명요(건요, 길주요, 경덕진 등)를 몸소 체험하고, 도자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지면서 동양 3국의 도자 문화의 깊이에 대한 연구를 계속한 결과 국제적인 작가로 발돋움하였다.
이종능 작가가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것은 2002년부터다.
그해 열린 부산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의 대표 작가로 선정되어 도예 특별전을 연 것을 비롯하여
2002년 4개 국어로 세계 180개국에 방영된 KBS·NHK 합작 월드컵 홍보 다큐 ‘동쪽으로의 출발’에서 한국의 대표 도예가로 선정되어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또 2004년에는 KBS 세계 도자기 다큐 6부작 ‘도자기’에서 흙을 만지는 사람들조차 궁금해했던 이집트 도자기의 비밀을 그가 직접 설계한 가마에서 세계 최초로 풀어내 일반 시청자는 물론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었다.

이종능 작가는 2007년 9월에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한국인 최초로 백자 달항아리 특별전을 열어 자신만의 자유분방한 도예 세계로 또 한 번 세계인의 주목을 끌었었다.
우아하면서도 세상을 품은 것 같은 백색의 달항아리 연작을 선보였던 일본의 도쿄, 오사카 전시회 때도 일본 방송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었다.
특히 아사이 방송은 지산의 토흔 작품과 도자 철학에 감동되어 방송 시간을 특별히 황금 시간대에 할애했고, 자존심 강하기로 유명한 국립 오사카 역사박물관에서도 그의 백자 달항아리 작품을 소장하게 되었다.

어떤 미평가는 이종능 작가를 도예가라기보다는 철학가라고 평하기도 했었다. 이것은 그의 작품 세계의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이종능 작가는 한국 도자기에 내재한 한국인만의 독특한 미의식이 ‘비대칭의 소박미’라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도자기는 부족함이 만들어낸 균형 조화의 절제미, 단순 소박미 그리고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아름다운 선만 살려내려는 꾸밈없는 자세에서 우러나온 미를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편안하고 자연스럽고 친근한 아름다움이 있지요”라는 작가의 작품 세계는 ‘토흔’과 달항아리 등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민속박물관, 중국 국립 항저우 다엽박물관, 일본 오사카 국립 역사박물관 등지에 소장되어 있는 그의 작품에 대해 각계의 평가들이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작가 최인호 선생은 "도예가 이기보다는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로서의 면목이 있다. 지산 선생에게는 자신의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함, 거짓을 모르는 참 빛이 있으니 육신을 태워 불가마 속에서 하나의 등신불로 이루어낼 수 있는 이 시대의 소중한 장인이 되어 줄 것이다."라는 평을 했었다.


KBS 감정위원 이상문 선생은 그의 저서 골동이야기(2012)에서 “토흔이란 이종능 도예가의 독창적인 흙의 세계이다. 비대칭의 소박미를 추구하는 토흔은 흙의 흔적, 세월의 느낌, 간절한 기도로 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모든 흙은 고열(1270도 이상)에서 원래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유약의 색에 의존하지만 토흔은 태초의 그 색을 불 속에서 그대로 간직하면서 우리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도예 세계이다. 이러한 작품은 후대에 한국의 훌륭한 문화재가 될 수 있으며 나아가 세계 어디에서도 당당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2020년 2월에는 한.UAE 수교 40주년 기념 전시회를 아부다비에서 개최했었다.
중동에서 처음 열리는 도예전에 문화 외교계 관계자 왕족 등 많은 이들이 유니크한 지산의 토흔 작품에 매료되어 찬사를 아끼지 않았었다. 도예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중동인들에게 우리의 아름다운 도예 문화를 선보이면서 신선한 충격을 주었고 양국 문화 외교에 일익을 담당했었다.

2021년에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야수파의 거장 “앙리 마티스 Life & Joy” 전에 오마주 작가로 선정되어 도자기 벽화의 새로운 세계를 선보여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2022년에는 “2030년 월드 엑스포 부산 유치 기원” 행사에서 음악은 BTS,
도예전은 불의 남자 이종능 작가가 감동적인 흙과 불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도예가란 나의 직업이 아니라 내 마지막까지 함께 가는 길동무, 예술은 부족함과
절실함이 만들어낸 따스한 행복”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의 후반 30년의 시간 (빛은 동방에서)이 그가 화두로 던진 아무도 가지 않았던,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았던 길 - 꿈이란 한글이 새겨진 도자기가 전 세계 곳곳에 토흔의 세라믹 로드를 만들어 가는 힘찬 발걸음이 되길 염원한다.

이종능 작가는 “도예란 나의 직업이 아니라 내 마지막까지 함께 가는 길동무, 예술은 부족함과 절실함이 만들어 낸 따스한 행복”이라고 말한다.

이종능의 작품 세계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의 도전과 혁신은 전 세계 도자 예술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흙과 불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감정을 표현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영감을 줄 것이다. 그의 도자기는 단순한 예술 작품을 넘어, 한국의 문화와 미를 전하는 중요한 매개체로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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