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의 고충을 해결하는 기쁨의 순간···소명과 열정이 느껴지는 순간"
"평소 제 주변 사람들을 돕는 것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습니다"
인터뷰에서 만난 법무법인 로앤의 박혜성 변호사는 법률 분야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위와같이 말하며
사람들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에 스스로의 기쁨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비전공자로서 학부생 때까지만 하여도 법은 생소한 분야였지만 주변사람들에게 좀 더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중 문득 법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박변호사는 그 순간의 선택이 평생 직업을 좌우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이제는 "법률가가 아닌 저의 삶을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 시험 합격후 실제로 의뢰인들을 상담하고 간단한 법률서면을 작성하면서, 그런 업무들이 내 의뢰인을 돕는데 쓰인다고 생각하니 힘이 절로 났고
"의뢰인들도 제가 작성한 서면을 보면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해주었을 때는 그렇게 기쁘고 뿌듯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Q. 부동산법과 가사법 분야를 전문으로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부동산법과 가사법 두 분야는 의뢰인들과 상담을 하는 중 가장 빈번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주제였고, 자연스럽게 제 전문분야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의뢰인들이 저의 전문분야를 정해주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가정”은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처음 마주하게 될 사회이자 꼭 필요한 존재이고, “부동산”은 “집”의 개념이든, “경제”의 개념이든 그 가정을 지탱하는 물건이자 재산입니다.
즉, 이 세상에 태어난 존재라면 꼭 한번은 경험할 수밖에 없고,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개념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다루는 법이 “가사법”, “부동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변호사로서 지금까지 가장 도전적이었던 사건이나 의뢰는 무엇이었나요?
1심판결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청구를 인용하여 대법원 최종 승소한 판결입니다.
의뢰인의 배우자가 사망하였는데, 사망당시 그 배우자가 매일 관리하던 토지를 그 형제들과 함께 합유로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조합 법리에 따르면 배우자가 사망함으로써 조합에서 탈퇴하였으니 의뢰인은 탈퇴 당시 배우자 지분만큼을 나머지 합유자들을 상대로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소를 제기하였으나 1심은 그 토지를 종중 유사 단체의 토지, 이른바 총유로 보아 의뢰인의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저는 결과에 승복할 수 없었으나 보통 패소한 변호사에게 항소심을 맡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낙담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의뢰인께서 저를 위로하시면서 항소심도 잘 부탁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항소심에서는 보다 철저히 준비하였고, 그 결과 2심에서는 1심 판결과 달리 원고 청구인용, 피고들이 상고한 대법원에서도 상고기각으로 최종 의뢰인이 승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진실과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Q. 부동산법과 가사법 분야에서의 최근 트렌드나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동산법에서는 약자(소위 ‘을’)에게 보다 유리도록 법이 개정되고 있으며(예, 임대차법, 하도급법 등), 그에 맞는 판결례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변화무쌍한 세법의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여 법률조항 뿐만 아니라 신문기사, 법 개정안 등에 관한 자료 역시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사법은 국민들의 법 감정에 맞는 법 개정이 이루어지고 그에 맞는 판례들이 내려지고 있다는 점(형제자매 유류분 청구 규정 위헌, 패륜 가족 상속 규정 헌법 불합치 결정, 구하라법 통과 등)이 최근 눈에 띄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법률 상담을 제공하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변호사는 의뢰인들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먼저 묻고 거기에 초점을 맞춘 답변을 제공해야 하며 그것이 진짜 법률 상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의 질문에 기계적으로 정답만을 말하게 되면, 설사 그 답변이 법적으로는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의뢰인은 자신이 원하는 답이 아닌 답변을 듣게 되는 순간 바로 상담실을 나가버립니다.
그러나 아주 사소한 사실관계만 달라져도 도출되는 결과가 천지차이로 달라지는 것이 법률문제이기 때문에 설사 패색이 짙은 사건이더라도 가급적 의뢰인이 원하는 바에 근사치라도 접근할 수 있는 여러 솔루션을 제공해드리는 상담에 중점을 맞추고 있으며, 의뢰인들 역시 변호사의 그러한 노고를 두고두고 기억하여 사건을 맡깁니다. 그리고 설사 그 사건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건을 맡길 때도 있습니다.
Q. 대한변협신문에 기고하신 칼럼 내용 중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법률적 이슈는 무엇인가요?
주택임대차법상 실거주를 이유로 한 계약갱신 거절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였던 칼럼인데, 이는 제가 임대차3법이 시행된 이후 하루에 적어도 한 번씩은 상담을 하였던 단골주제였기 때문에 변협신문에 한풀이를 한 것이었습니다.
실제 판례에서 표현한대로 『다른 갱신거절 사유보다 임차인 측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임대인 주관적 사유』에 해당하여 법 규정 그 자체가 임대인과 임차인의 사이 불신과 원망을 유발하여 분쟁으로 내몰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법은 예측이 가능하여야 하고, 특히 우리 삶에 맞닿아 있는 임대차에 관한 법은 더욱 섬세하여야 하는데, 양당사자 모두 본 규정으로 인하여 적어도 향후 2년 내 자신의 거주권을 예측하기 어려워 저 또한 많은 분쟁을 경험하였고, 현재까지도 동일한 사건을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Q. 변호사로서 일하시며 느끼는 보람과 여러움은 무엇인가요?
의뢰인이 목적한 바를 충분히 달성하였을 때, 막상 시작할 때는 답이 보이지 않았는데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해결책을 찾았을 때, 서면을 작성하며 승소를 직감할 때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나, 아무리 고민하여도 제대로 된 답을 제시할 수 없을 때, 결과를 장담할 수 없거나, 좋은 결과를 예측하였음에도 패소한 때에는 어렵습니다. 모든 변호사들이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Q.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변호사님께서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되도록 공과 사를 구분하려고 노력하는데, 일을 할 때는 누구와 비교해도 나만큼 전문가는 없을 것이라는 태도로 임하지만, 집에서는 한 남편의 아내, 두 아이들의 엄마의 삶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합니다.
일 할 때는 되도록 집 생각은 접고, 집에 있을 때는 일 생각 하지 않고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에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공익변호사로 활동하셨을 때의 경험이 현재의 법률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나요?
저는 공익변호사로 출발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익변호사로 근무하였을 때는 상담하러 내방하시는 분들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상담을 해드리는 것이 제 업무였는데, 그 마음을 현재도 되도록 유지하여 그때와 동일한 마음으로 상담을 해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 진심이 통하는지 상담 후 바로 수임을 결정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인호 소설의 ‘상도’에서도 “장사는 사람을 남겨야 하고,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이윤”이라고 하였습니다. 저 역시 상담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심어린 조언을 할 때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사람을 얻어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랫동안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일하고 있습니다.
Q. 부동산 분쟁에서 의뢰인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무엇인가요?
사람을 무한정 신뢰하는 것, 계약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모든 상황을 나에게 유리하게만 해석하는 것, 부정적 요소들을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무시하는 것 등입니다.
Q. 가사법 사건을 다루실 때 중점을 두는 상담의 원칙이나 철학이 있으신가요?
가사법은 부동산법과 결이 다른데, 보통 소송 상대방이 의뢰인과 평소 잘 알고 지낸 가족과의 분쟁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소송이 시작되면 의뢰인들은 그들과 싸워야 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각종 모진 말들로 내가 그들로부터 버림받았다거나 크게 상처받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마음의 상처가 컸고, 감정싸움에 지쳐 너덜너덜해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뢰인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고 “나라도 그들의 온전한 편이 되어주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소송에 임합니다.
Q. 변호사로서 자신만의 차별화된 강점이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변호사는 공감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의 문제를 내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데, 물론 너무 몰입하면 감정적으로 치우쳐 일을 그르칠 때도 있으나, 문제에 직면한 의뢰인에게 최대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하다보면 객관적으로 패색이 짙은 사건도 조금씩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제 강점은 성실함과 집요함입니다. 사건을 맡으면 시간을 들여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계속 찾고, 질문하는 시간을 되도록 많이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Q. 현재 법무법인 로앤에서 준비하고 있거나 새롭게 도전하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로앤에서는 벤처기업, 영세기업들을 위한 맞춤형 원스톱 법률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로앤이 준비한 구독서비스(월 자문계약)에 가입하면 계약서 검토부터 송사 업무까지 원스톱으로 해결책을 제안해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벤처기업들은 법률적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대기업들을 상대로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때가 부지기수입니다. 특히 영업양수도계약, 임대차계약 체결 시에는 추후 분쟁을 방지 및 대비하기 위하여 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훗날 의뢰인이 “나를 법률분쟁에서 구제하여 준 해결책이 내 변호사가 잘 검토한 계약서 한 장이었다.”라고 고백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Q. 앞으로의 법률 시장에서 변호사님께서 예측하시는 변화는 무엇인가요?
AI기술의 발달로 법률 및 판례검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져 법이 더 이상 법조인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빠르고 간편한 방법으로 법적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를 찾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의뢰인이 앉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변호사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시장은 기업 맞춤형에서 더 나아가 개인 맞춤형 변호사를 찾을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법률 시장은 확대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뢰인을 향한 '진심과 열정'··· 다시 찾고 싶어하는 변호사의 최고의 비결"
"길은 언제나 있다. 그리고 그 길은 사람 안에 있다"
후배 변호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나 인사이트가 있다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박변호사는 이같이 말하며
법률시장이 예전보다 어렵고, 변호사 대우도 예전만큼은 아니라고 하나, 아직도 사회는 변호사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면서
내가 남에게 필요한 변호사가 되려면 분명 다른 변호사들과 차별화되어야 하는데, 그러한 '차별성은 내 장점이자 내가 좋아하는 것에 있다' 는 평소의 생각을 밝혔다
박변호사는 평소 사람들을 좋아하고 그들이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든 내 문제처럼 생각하고 해결해주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의뢰인 한분, 한분의 사건을 그만큼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면서,
그 과정에서 의뢰인의 사건을 내 사건처럼 치열하게 고민하였고, 해결할 수 있었으며, 그러한 진심이 보였을 때 의뢰인 또한 만족할 수 있었고, 다시 찾는 변호사, 의뢰인들이 소개해주는 변호사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박변호사는 어두운 법률시장에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가 기뻐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그것을 장점으로 환하게 불을 밝힐 수 있는 그런 후배 변호사님들이 되기를 희망해본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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