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차, 다시 송무의 길 위에서” – 이세림 변호사, 국제 감각과 공감의 법률가를 말하다
13년차 법조인으로서 송무와 기업 자문을 넘나들며 경력을 쌓아온 이세림 변호사는 현재 법률사무소 가호의 공동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그는, 송무 분야에서의 경험은 물론 기업의 사내변호사로서도 법률 실무를 폭넓게 다뤄왔다.
이 변호사는 대학 재학 시절 캐나다 유학을 통해 영어 능력을 향상시켰을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접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특히 로스쿨 재학 중 독일에서의 해외 로스쿨 연수 경험은 각국의 법조 문화를 직접 비교하며 법률에 대한 보다 입체적인 시각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국제적 경험은 실무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는 외국인 의뢰인과의 상담은 물론, 해외 고객과의 계약 조건 협상 과정에서도 언어적 장벽 없이 실질적인 법률 자문을 제공해왔다고 밝혔다.
이세림 변호사 Q&A 인터뷰
Q. 다양한 연수와 교육과정을 수료하셨는데, 현업 변호사에게 도움이 된 과정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법무법인 율촌에서 진행하였던 저년차 변호사들을 위한 기업법무 과정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송무와 사내변호사로서의 업무는 차이가 상당하므로, 저년차 사내변호사들이 들어 두면 전반적인 기업 법무에 대하여 파악하기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녹십자홀딩스와 KG그룹에서 기업법무를 총괄하셨을 당시, 기억에 남는 인수합병 프로젝트나 위기 대응 사례가 있으신가요?
A. 사내변호사로서 재직 당시, 제약스타트업 K사를 인수하기 위하여 초기 법률실사(DD)부터 주식매매계약(SPA), 주주간 계약 등 계약서 초안 검토 및 종결까지 전 과정을 이행한 적이 있습니다. 인수 금액이 비교적 대규모가 아니었으므로 외부자문사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M&A의 전 과정을 직접 체득할 수 있었는데, 법률실사 당시 발견한 주요 사업에 대한 일부 방해 요소들에 대하여 주식인수계약서 등에 반영하고, 상대방과의 조건 협의시에도 이를 토대로 회사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었으므로 매우 기억에 남습니다.
Q. 보톡스 제약사 I사의 인수합병 DD 및 계약을 수행하셨는데, 해당 프로젝트의 핵심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A. 해당 프로젝트는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주주들의 주주간 계약서가 통상적이지 않고 특약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그 특약 부분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회사의 주식매매계약서상 이를 적정하게 반영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M&A 이후 회사의 주요 사업 진행을 위하여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외부자문사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 참여 인원 대다수가 그 부분에 집중하여 진행한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Q. 경제범죄(사기, 횡령, 배임 등) 사건을 다룰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변호 전략은 무엇인가요?
A. 경제범죄의 경우, 변호인에게조차 불리한 사실은 숨기는 등 사실관계를 전부 털어놓지 않는 피고인들이 많기 때문에 우선 의뢰인이 본 건 범죄와 관련하여 행하였던 모든 사실에 대하여 털어놓을 수 있도록 많은 진술을 확보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부인할만한 사유, 양형 참작사유 등이 상당히 도출되므로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이행하고 있습니다.
Q. 살인미수, 위증, 장물취득 등 중대 형사사건에서 피고인을 변호하신 경험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A. 살인미수 사건 중 치정관계로 인하여 매우 잔인하게 범죄를 저지른 건이 있었는데 공판을 준비하며 주변인들의 진술 및 관련 증거를 파악하여 보니 교사범이 있었던 사례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Q. 유류분반환청구나 상속재산분할심판과 같은 복잡한 상속소송에서 자주 발생하는 갈등 지점은 어떤 부분인가요?
A. 상속 분쟁은 오랜 세월동안 가족으로서 살아오던 사람들이 한 순간에 원고와 피고로서 법률상 대립을 하게 되므로 실질적으로 내밀한 가족간의 관계를 파악하기가 매우 어려운 점이 특징입니다. 특히 거의 평생 부모와 연을 끊고 살면서 연락조차 잘 하지 않았던 불효자식들이 부모의 사망 후 갑자기 등장하여 부모 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흔한 경우인데, 이 때 평생 부모를 봉양하고 모셨던 자식은 그에 대한 기여를 일일이 입증하고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관련 사건을 많이 다루어 본 변호사로서, 실질적으로 불효자의 이러한 몰염치한 권리 주장을 막을 수 있는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친생자관계부존재 확인 소송이나 이혼 소송에서 변호인으로서 중점을 두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 이혼 소송에서는 다른 소송과는 달리 의뢰인 당사자 및 소송대리인의 감정적인 소모가 매우 큽니다. 재산 분할, 위자료 청구와 같이 재산상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자녀 양육이라는 예민한 요소까지 전부 고려하여야 하므로 이혼 소송은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각 가정의 상황이 전부 다르므로, 좀 더 세밀하게 사실을 파악하고 그 상황에서 당사자들 및 자녀들에게 가장 최선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숙고하는 편입니다.
Q. 상간자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입증 포인트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상간자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통상 매우 어려운 것이 실상입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외도로 상담을 오셨을 때 만약 증거 확보가 거의 되어있지 않다면 부부로서 함께 생활할 때 비교적 증거를 수집하기 용이하므로 우선 증거수집의 방법론부터 알려드리는 편입니다. 무턱대고 아무런 증거 없이 홧김에 청구하면 패소 확률이 크기 때문입니다.
Q. 재산세나 개발부담금, 국가유공자 관련 행정처분 취소 소송에서 행정기관과의 다툼에서 주로 강조하는 쟁점은 무엇인가요?
A. 행정기관과의 다툼에서 주로 강조하는 쟁점은 절차상 하자입니다. 또한 이의 제기를 할 수 기간이 도과되었는 지 여부등이 중요하므로 각하 사유에 해당하지는 않는지 먼저 체크하는 편입니다.
Q.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개최 신청 사건의 법적 쟁점이나, 학생 보호를 위한 실질적 조치에는 어떤 고민을 하셨는지요?
A. 학폭 사건의 경우 외부에서 보았을 때에는 매우 경미해 보이는 사안도 당사자들간의 대립이 심각할 때가 많습니다. 학폭은 학교폭력예방법의 취지에 따라 일반 형사사건의 처분과는 다르게 처분하는 경우가 많고, 때론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나올 때도 있기 때문에 그 취지에 맞도록 구체적으로 변론 방향을 구성하고 의뢰인들에게도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해학생이 2차 가해를 입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에 대하여도 최대한의 법률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Q. ‘여성의 전화 수원지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시며 경험한 인상 깊은 사건이나 활동이 있으신가요?
A. 여성의 전화 전문위원으로 활동 당시, 한 때 불법적인 성매매에 노출되었다가 빠져나와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이 한참이 지난 후 성매매업주로부터 대여금 청구를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불법원인급여로서 반환할 의무가 없는 금원이므로 소송대리인으로서 변론하여 도움을 드린 사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기업 자문부터 가사‧학폭까지, 공감하는 변호사를 꿈꾸다
올해 자곡초등학교의 명예교사로 위촉된 그는 아직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변호사이자 학부모로서 아이들에게 법을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법률이라는 딱딱한 개념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는 데서 보람을 찾고자 한다는 설명이다.
기업 내 사내변호사로도 오랜 기간 활약했던 그는 “변호사만이 할 수 있는 송무 업무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고 고백했다. 현재는 다시 법률사무소로 복귀해 소송 실무를 수행하며, 그간의 기업법무 경험을 살려 외부 자문과 계약서 검토 분야에서 전문성을 더해가고 있다. 특히 기혼 여성이자 학부모로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가사 사건과 학교폭력 사건에 깊은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그는 끝으로 “비록 13년차 변호사지만, 처음 법정에 섰을 때의 설레는 마음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감하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