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에서 환하고 따뜻한 미소로 포즈를 취해주신 스마일작가 임선경 교수님
"섬유예술에서 이모티콘까지···경계를 넘나드는 시각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다"
주식회사 스마일아트 대표이자 200종이 넘는 이모티콘을 탄생시킨 작가, 그리고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을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임선경 교수. 그는 예술가와 교육자라는 두 개의 정체성을 오가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왔다.
그의 예술 여정과 교육 철학, 그리고 예술을 통해 세상에 전하고픈 따뜻한 메시지를 들어본다.
예술가와 교육자, 온전한 하나의 정체성
예술가와 교수, 두 역할 중 무엇이 자신을 더 잘 표현하냐는 질문에 임 교수는 “두 모습 모두가 온전한 저의 일부”라고 단언한다. 그에게 예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자 사회 문제에 그림으로 응답하는 ‘창작자의 사회적 책임’이다.
동시에 교육은 자신을 이끌어준 스승들처럼 누군가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거인의 어깨’가 되어주는 소중한 역할이다. 그는 “예술을 통해 사람을 세우며 진심을 세상과 나누고 싶다”는 소명을 밝혔다.
이러한 신념은 그의 교육 철학에 그대로 녹아있다. 그는 니체의 말을 빌려 “잘 그리는 법보다 각자가 가진 유니크함을 발견하고 표현하도록 돕는다”고 말한다.
학생이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찾아 세상과 소통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교육의 핵심이다.
그의 철학은 스스로 걸어온 길에서 비롯되었다. 섬유 미술로 재료와 감각을 익히고, 산업 디자인을 통해 ‘사람 중심’의 사고를 배웠으며, 마침내 시각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언어로 세상과 소통하게 되었다.
임 교수는 “서로 다른 길 같지만, 지나온 모든 과정이 소중한 흐름이 되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회고했다.
작업실에서 직접그린 작품을 보여주는 미소가 아름다운 스마일작가 임선경 교수님
Q. 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캐릭터 디자인, 드로잉을 가르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교육 철학은 무엇인가요?
A. 저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이 지닌 고유한 감각과 시선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니체의 “자신이 된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잘 그리는 법보다는 각자가 가진 유니크함을 발견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가이드합니다.
또 루이스 헤인즈의 “진정한 교육이란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정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주도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시도합니다.
자신의 그림 작업을 이끌어 가는 힘을 키워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찾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섬유 미술을 전공했다가 산업 디자인, 시각 예술로 이어진 계기와 흐름이 궁금합니다.
A. 저의 작업은 섬유 미술에서 시작되어 재료와 시간을 대하는 태도를 배웠고, 손끝의 감각을 다듬는 법을 익혔습니다. 산업 디자인에서 ‘사람’을 중심에 두는 사고를 익혔고,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 결국 저는 시각 디자인과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시각 언어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처음 섬유 미술부터 작업에는 일러스트와 캐릭터 표현이 기반이었고, 결국 사소한 일상 속 따뜻한 메시지들을 담아내는 방식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지나온 모든 과정이 재료에 대한 감각, 사람에 대한 이해, 그리고 표현하는 시각 이미지까지 서로 다른 길 같지만, 모두가 소중한 흐름이 되어 지금의 저의 시각 언어 작업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Q. 작가로서 나의 그림이 달라졌다고 느낀 인생의 전환점은 언제였나요?
A. 저는 10년 전 유방암 선고 이후 죽음을 마주한 그 시점에, 삶과 작업에 대한 질문들로 소중함의 깊이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그 이후 제 그림은 더 진심을 담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 하루하루의 따뜻한 감각, 그리고 작지만 유의미한 순간들에 시선이 머물기 시작했죠.
또 한 번의 전환점은 ‘창작자’가 아닌 ‘사용자’의 입장에서 제 그림을 바라보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림을 감상하고, 구매하고,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상상하면서, 저는 그림이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일상의 작은 위로와 기쁨이 되기를 바랐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제 그림을 통해 누군가가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지금까지 개인전 13회, 그룹전 60회 이상을 참여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어떤 전시였나요?
A.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아산병원 갤러리에서 열렸던 ‘너를 만나 행복해’ 개인전이었습니다.
전시 공간이 병원이라는 특별한 장소였던 만큼, 관람객도 대부분 환우와 가족들 그리고 의사 선생님들이었어요.
그림 앞에 머물며 눈빛을 나누던 분들, 아이와 손을 꼭 잡고 감상하던 부모님들, 그리고 그림을 통해 잠시나마 위로와 따뜻함을 느끼는 모습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가슴 뭉클한 순간은, 휠체어에서 산소통을 낀 어리고 약한 아이에게 그림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던 엄마의 모습이었습니다.
사랑스러운 그 모녀와 찍었던 사진은 아직도 제 가슴속에 깊이 남아 있습니다. 그림이 누군가의 삶에 작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창작자의 역할과 소명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참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Q. 감정이 있는 캐릭터들이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데, 특정 인물이나 사건에서 영감을 받으신 적이 있나요?
A. 저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동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소소한 순간들, 말 한마디, 지나가는 표정, 작지만 진실한 감정들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그래서 캐릭터들은 단순히 귀여운 존재만은 아니고, 때로는 사회적인 문제를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는 모습을 그립니다.
녹록지 않은 현실에서도 꿈을 발견하는 이야기를 통해 보는 이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카카오 이모티콘을 200종 넘게 기획하셨는데, 이모티콘 작업은 회화나 일러스트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A. 회화나 일러스트는 작가의 내면이나 시선을 담아내는 '표현' 중심의 작품입니다.
반면 이모티콘은 다른 결의 작업으로, '작품'이라기보다 '상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모티콘은 감정이나 상황을 빠르게 전달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철저히 사용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입니다. 비록 귀여운 캐릭터를 기반으로 하지만, 메시지의 명확성과 공감이 더 중요한 소통의 시각 언어입니다.
Q.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는 어떤 공통된 감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A. 사람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는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감성’이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아기자기한 베이비 스키마의 귀여움이든, 익살스럽고 유쾌한 매력이든 유형은 다르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그 캐릭터가 자신의 성격이나 감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스타일, 기분, 혹은 소소한 일상 속 감정들이 캐릭터를 통해 표현될 때 사람들은 그 캐릭터에 깊이 공감하고 애정을 느낍니다.
결국 캐릭터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이자,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마음의 한 조각이라고 생각합니다.
Q. 그림책과 일러스트는 보통 어린이 중심의 장르로 인식되는데,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으셨나요?
A. 처음에는 영유아나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창작 그림책을 출간했습니다.
아이들의 순수한 감정과 상상력의 스토리에 놀이와 교육 콘셉트로 기획했었는데, 감사하게도 베스트셀러도 되고 교과서에도 실리면서 해외에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작업을 이어가면서 아이들에게 베풀며 키우는 입장의 어른이 아닌, 오히려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어른의 관점을 공유하고 싶어서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도 함께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너를 만나 행복해』 같은 그림 에세이를 통해 전하고 싶은 감정은 어떤 것이었나요?
A. 『너를 만나 행복해』는 극동방송에서 진행했던 칼럼에서 시작된 작업이었습니다.
매주 일상의 단상과 묵상을 담았던 칼럼을 듣고 한 출판사에서 책으로 엮어보자는 제안을 주셨고, 그렇게 제 그림과 함께 엮인 그림 에세이집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특별하고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스치듯 지나가는 순간들 안에 담긴 감사, 위로, 사랑 같은 마음들을 담고자 했습니다.
결국 이 책은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조용한 묵상’과 같은 편지입니다.
Q. 대학원에서 학생들과 함께 작업할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단단한 힘을 갖게 되었을 때입니다.
방향을 찾아 헤매던 학생들이 어느 순간 스스로 길을 내고 자기만의 언어로 표현하기 시작할 때, 그들의 성장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일은 참 기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우리의 성장을 위하시는 교수님”이라는 과찬과 감사 인사를 전해 들을 때, 그 말 한마디에 큰 위로와 의미를 느끼곤 합니다.
Q. 지금의 청년 세대가 미술을 전공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뭐라고 느끼시나요?
A. 지금의 청년 세대는 너무나 다양한 공존의 시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정보도 넘치고, 표현 방식도 무한하고, 예술의 경계도 계속 확장되고 있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고 또 자신만의 시장과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한 과정입니다.
정답이 없기에 불안하고, 속도를 비교당하기에 지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을 믿는 힘’과 ‘버텨내는 끈기’를 갖는 것이 이 시대 청년 예술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느낍니다.
Q. ‘창의력’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수업에서 어떻게 풀어내고 계신가요?
A. 창의성은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훈련에서 창의력이 시작된다고 믿어요.
스티브 잡스가 말했듯이 이미 존재하는 것들 사이를 새롭게 연결하는 힘입니다.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기존의 것들을 조합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른 유(有)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양한 자료와 경험을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하고 실험하면서 창의력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점점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힘을 키워가게 합니다.
Q. 다양한 기업 및 공공기관과의 프로젝트 경험이 많은데, 순수 예술과의 균형은 어떻게 맞추시나요?
A. 저는 정체성과 결이 맞는 프로젝트에만 참여합니다.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이 아니라 저의 작업이 가진 본질, 즉 사람들에게 행복이나 위로 혹은 작은 울림을 전할 수 있는 콘텐츠라면 그 분야가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기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경험은 저에게 새로운 시각과 확장성을 주는 동시에, 제 작업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협업을 통해 순수 예술과 실용성 사이에서 건강한 균형을 찾고, 예술이 사회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Q. 상업 프로젝트와 개인 작업 사이의 방향이 충돌할 때는 어떻게 정리하시나요?
A. 상업 프로젝트는 의뢰한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충분한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방향성을 명확히 맞추는 데에 많은 시간을 씁니다.
클라이언트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결과물이 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제안과 조율을 아끼지 않습니다.
반면 개인 작업은 오롯이 저의 목소리를 담는 시간입니다. 외부의 기준이 아닌 저 스스로의 감각과 언어에 집중해 작업합니다.
이 두 작업은 방식도 목표도 다르지만, 서로를 보완해주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상업 프로젝트는 현실과 소통하는 힘을 키워주고, 개인 작업은 그 안에서 흔들리지 않게 저의 정체성의 중심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줍니다.
Q. 오랜 기간 창작을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A. 무엇보다 나만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며 전하고 싶은 소명이 있는 것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그리는 것을 정말 좋아했는데, 창작은 제게 언제나 즐거운 놀이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창작이 저에게는 생계의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하기 위해선 그것을 통해 수익을 만들고 삶을 꾸려갈 수 있어야 했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지속해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바쁜 일정 속에서도 마음의 여백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루틴이 있으신가요?
A. 저는 매주 서점에 갑니다. 서점은 제게 마음의 바다 같은 공간이에요.
누군가의 문장과 시선이 담긴 책들을 보다 보면, 마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원한 파도 소리처럼 느껴집니다.
그렇게 타인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되고, 복잡한 마음이 차분해지곤 합니다. 그 시간이 저에게는 여백이고, 다시 창작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쉼표가 되어줍니다.
Q. 요즘 젊은 디자이너들이 지나치게 트렌드에 쏠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A. 무엇보다 그들의 빠른 감각과 역동적인 액션을 먼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민감하게 읽고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태도는 중요한 자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본질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습니다. 본질이 선명할 때, 트렌드의 의미가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즉, 본질에 충실하되 트렌드에는 귀 기울이는 것, 그 균형이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가장 필요한 감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AI가 이미 기술적으로 완벽한 그림을 그려내는 시대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시나요?
A. AI가 이미 기술적으로 완벽한 그림을 그려내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이제 '잘 그린다'는 말의 의미도 달라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인간의 그림에는 시간과 맥락이 있고, 계산되지 않은 여백이 있기에 더 진실하게 다가옵니다.
작가의 그림은 단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시선, 그리고 내면의 고민이 담긴 이야기 표현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이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있게 세상을 보고 그것을 어떤 언어로 풀어낼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잘 그리는 사람’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가가 이 시대에 더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을 넘어 마음의 울림을 전할 수 있는 그림, 그게 진짜 예술의 힘이 아닐까요.
바라만 보아도 귀엽고 특유의 유쾌한 매력이 전해지는 임선경 작가의 이모티콘 작품들
“기술을 넘어 마음의 울림을… 진짜 예술의 힘은 ‘진심’에 있습니다”
미래 세대와 예술의 나아갈 길에 대해 묻자 임 교수는 사려 깊은 조언을 건넸다.
먼저 지나치게 트렌드에 쏠리는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시대의 흐름을 읽는 빠른 감각과 역동적인 시도는 칭찬받아 마땅한 중요한 자질”이라고 격려했다.
다만 그는 “본질이 선명할 때 트렌드가 의미 있는 결과물로 이어진다”며,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트렌드에 귀 기울이는 균형 감각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특히 AI가 기술적으로 완벽한 그림을 그려내는 시대에, 인간 작가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에 그 답이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그림에는 시간과 맥락, 계산되지 않은 여백이 있기에 더 진실하게 다가옵니다. 작가의 그림은 단지 이미지가 아니라 삶의 태도와 시선, 내면의 고민이 담긴 이야기 표현입니다.”
그는 기술을 넘어 마음의 울림을 전하는 것이 진짜 예술의 힘이며, ‘잘 그리는 사람’보다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가 이 시대에 더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삶을 지탱해 준 한 문장,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이 모든 작품과 삶을 돌아볼 때 가장 큰 위로를 준 문장이 무엇이었냐는 마지막 질문에, 임 교수는 망설임 없이 고등학생 시절 암기했던 성경 구절을 꼽았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그는 “지금은 보이지 않아도 우리의 선함은 반드시 삶에 씨앗이 되어 열매를 맺을 것”이라며, “낙심하지 말고 각자의 반짝이는 삶을 만들어가길 응원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쳤다.
홈페이지: http://yimsunkyung.com/
링크트리: https://linktr.ee/yim.su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