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곁의 리더들> - 정해성 소방관을 만나다 -

조병철 기자 승인 2024.07.30 13:47 의견 0


정해성 소방관은 소방공무원으로 25년간 근무하고 있으며, 구조대원과 구조대장, 화재 진압대원으로 23년간 화재 및 각종 재난사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 왔다고 소개했다. 현재는 종로소방서 119 종합상황실에서 상황관리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해성 소방관은 특전사 부사관 근무 시절, 군 재난관리 부대 활동으로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에 참여하여 구조활동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소방관들의 헌신적인 인명구조 활동에 매료되어 소방관이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또한 KBS에서 방송된 “긴급구조 119” 프로그램을 통해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동경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일문일답

Q: 소방관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재난 및 사고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교과서적인 대답보다 큰 사고 현장이든, 작은 사고 현장이든 위험과 공포, 생명의 위협, 불안감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소방관의 활동으로 그 문제가 해결되고 편안함과 안도감을 주고, 그들이 온전하게 일상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낍니다.

Q: 소방관의 일상적인 업무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소방관의 일상 업무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크게 내근 근무자와 외근 근무자로 나뉘지만, 외근 근무자를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근무 중 출동 상황이 벌어지면 현장에 출동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구조, 화재, 구급 등 소방관의 전문 직능별로 재난현장에서 협업하여 현장 활동을 합니다. 출동이 없는 일과시간에는 장비점검 및 장비 조작 훈련, 화재 진압 훈련, 구조·구급 훈련 등과 연간 480시간의 다양한 훈련 계획에 의한 현장 출동을 대비하여 다양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에 부합한 행정업무도 처리합니다.

Q: 화재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요?

A: 화재 및 재난사고 현장에 임하는 소방관에게 신념처럼 각인된 현장 활동 우선순위가 있습니다. 모든 사고현장에 있어서 가장 우선하여 고려할 사항은 인명의 안전(Life safety)이고 그다음 사고의 안정화(Incident stabilization), 국민의 재산가치의 보존(Property conservation)이라는 원칙을 준수하여 현장활동에 임합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위험 속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조치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중요한 역할입니다.

Q: 긴급 상황에서 평정을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긴급 상황에서 그 업무를 수행하는 소방관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합니다. 긴급 상황에서 스트레스는 의사 결정 능력을 감소시켜 긴급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현장 활동을 하는 대원의 감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상황에 평정을 유지하는 것은 저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저의 경험을 비추어 감정의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동료와 함께하는 감정의 공유의 힘은 정말 대단합니다. 나도 두렵다, 위험함을 느낀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저 안에 있다. 너의 감정과 나의 감정이 이 순간에 같다. 우리 함께 이 위험함을 헤쳐 나가자. 20여 년간 재난 현장에서 저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Q: 소방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과 훈련은 무엇인가요?

A: 소방관이 되기 전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공개경쟁을 통해 채용된 소방관은 임용 전 교육과 정년 퇴직 전까지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이 중앙소방학교 및 시도 소방학교에 마련되어 있고, 소방대원이 수행하는 업무 반대쪽은 그에 부합한 교육과정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직무별 전문 분야 구조, 구급 등 특정 자격요건이 필요한 채용 분야에는 임용 전 교육과 자격을 요하는 분야도 있습니다.

Q: 훈련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소방관 훈련 중 힘들지 않은 분야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늘 땀을 흘려야 하고, 무거운 안전 장비 착용해야 하고 예전과 다르게 현재에는 재난 현장과 유사한 조건을 형성해서 실제와 같은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실화재 훈련이란 소방관 훈련이 있습니다. 구획된 실에서 불의 성질과 연속법칙 등 기본적인 화재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안정적으로 불길을 잡아가며 인명 검색과 구조를 실시하는 훈련은 소방관 사이에서도 실제보다 어렵다고 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입니다. 또한 소방대원뿐 아니라 현장지휘관들도 복잡한 재난 상황에서 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견디며 효과적인 의사결정과 현장지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지휘역량 과정 훈련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Q: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왜 중요한가요?

A: 영국 소방 간부인 사브리나 코헨의 저서 『소방관의 선택』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그 날의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날이기를 바란다. 사실 날마다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야만 한다는 말처럼 출동 현장에 임하는 소방관은 그 능력치를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 자기계발, 체력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소방관의 능력은 구조대상자와 연결되어 있고, 그 능력은 다양한 훈련과 현장활동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출동 경험은 무엇인가요?

A: 소방관에 재난의 기억은 가슴에 새기는 훈장일 수 있고, 아니면 상처일 수 있습니다. 사상자를 많이 낸 사고도 있고, 엄청난 재산 피해, 사회기능 마비 등 25년간 다양한 재난사고를 경험한 것 같습니다. 이 중 2006년 9월 4일 용산구 소재 OO모자원 화재가 가장 특별한 재난현장으로 생각됩니다. 당시 불길과 농연 속에 신생아 20명이 갇혀 있었고 현장은 소방대원들의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했었지만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현장에 뛰어들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신생아 20명을 무사히 안전하게 구조하였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 당시 구조한 신생아들이 청소년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흐뭇한 자부심도 남몰래 느끼기도 합니다.

Q: 출동 중 겪었던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나요?

A: 구조대장 근무 시절 구조대원의 안전과 구조대상자의 안전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늘 어려운 도전 과제였습니다. 위험을 고려한 의사결정과, 계산된 위험을 감수 등 내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여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상황이 늘 있었습니다. 급류가 흐르는 상황에 대원을 투입하는 순간, 화재로 인해 붕괴 위험이 있는 상태, 급격하게 위험물이 폭발하는 순간 등 위험의 순간 과거의 경험과 능력을 집중하여 짧은 순간에 모든 것을 판단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였습니다.

Q: 위험한 상황에서 팀워크의 중요성은 무엇인가요?

A: 갈피를 잡을 수 없는 혼란과 공황 상황은 재난 현장에서는 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소방관은 긴급하고 압박감이 큰 순간 재난 현장에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야 합니다. 위험한 상황에서 사건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대응의 목표, 위험예측, 정확한 상황 인식, 의사결정의 속도를 같이하는 평범한 소방관이 모여 비범한 능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난 상황에 팀워크는 현장경험, 훈련을 통해 쌓이고, 공유하는 과정에 자연스레 쌓이는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소방관으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끼시나요?

A: 앞서 말했듯이 소방관에 재난의 기억은 가슴에 새기는 훈장일 수 있고, 아니면 상처일 수 있습니다. 나의 능력과 판단력이 어떤 사람에게는 위험의 순간, 행운과 불행의 길을 선택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재난 현장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과 의무감, 강박이 소방관 생활을 하는 동안 계속되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마음을 다져 봅니다.

정해성 소방관은 스트레스는 정서적 상처와 흉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방관으로서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있는 상황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재난 사고의 결과와 여파가 클수록 강도의 편차가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위기 상황에서 같은 감정을 겪은 동료와 대화를 하면서 서로 감정 체크를 하고 위로하고 공감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감이란 자기 안에서 타인의 메아리를 찾는 것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대화와 공감이 자신의 스트레스 관리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해성 소방관은 소방관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했다. 그는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고위험군에 속하지만, 안전 장비와 대책이 마련되어 있으며,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방관은 화재, 구조, 구급, 화재조사, 소방안전교육, 화재예방, 상황관리 등 다양한 직능 분야가 있으며, 재난관리 전문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도전해 보기를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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